내키는 책읽기 (11)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하늘과바람과별과인간 왜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주로 하는 답은 "재밌어서 읽는다"이다. 평소 막연하게 하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해주는 문장을 만난 경우 그리고 내 생각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글을 만나면 정말이지 기분좋고 다양한 의미로 재밌다. 윤동주의 유고 시집이 떠오르는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란 제목의 이 책은 호기심많은 물리학자가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쓴 책이다. 여러 부분에서 참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다정한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필요하고 그 이유들을 탐구하는 학문이 물리학임을 말한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원자와 태양계 그리고 인간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 장이 정보인데 인간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양자역학과 화학 그리.. 단순한 열정_아니에르노 #책소개/후기 #단순한열정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모임이 제법 있다. 해마다 연말에 노벨문학상이 발표되면 그 모임들중에서도 몇 분만이 몇 개월 후에야 노벨문학상 작품을 소개해 주시곤 했는데 올해는 발표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꽤 많은 분들이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소개해 주셨다. 평소 노벨 문학상은 유럽애들의 기준으로 뽑는 상이라고 생각해왔기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여기저기에서 소개되니 호기심이 생겨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에르노는 직접 체험하지 않는 허구는 쓰지 않는 프랑스 작가이다. 모든 경험들을 간결하고 객관적으로 써왔기에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당시의 사회 모습이 잘 드러나 있어서 문학계보다 사회학분야에서 더 일찍 주목받았다고 한다. 1940년에 태어난 작가는 1988년에 연하의 외국인.. 작별인사 (김영하) 아무런 정보없이 김영하 작가의 신작이네 하면서 무심코 펼쳐본 [작별인사]는 의외로 sf였다. 그 놀라움은 호기심으로 그리고 책의 구매로도 이어졌고 미리 말하자면 꽤 괜찮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통일 이후 어느 미래, 한반도의 평양은 최첨단 IT중점도시가 되어있다. 사람과 클론 그리고 다양한 용도와 기술력을 가진 수많은 휴머노이드(인공지능)들이 함께 있는 평양에는 라는 로봇제작 회사가 만든 안락한 섬과 같은 장소가 있다. 그 곳에서 생활하는 최진수박사와 아들? 최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책은 시작된다. 휴머노이드 권리단체가 생길 만큼 휴머노이드가 발전되고 양상되며 함께 생활하는 미래 사회를 보여 주는 것으로 시작된 이 책은 매우 쉽게 중독을 선택하고 문명을 포기해서 스스로 멸망하는 인류의 모습과 휴머노이들의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브런치에서 당선되고 전자책으로만 제공되다가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종이책으로도 출간된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었다. 뒷 표지에 쓰여진 먼저 읽은 독자들의 평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지금의 나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일중독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찾아온 번아웃으로 모든 것에 손을 뗀 영주가 "책읽기를 좋아하고 가장 활기넘치던" 중학생 시기를 꿈꾸며 서점을 개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낯선 동네인 휴남동이 동네이름의 휴가 오로지 쉴휴 休라는 이름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곳에서 단추로 고민하던 민준, 민철모자, 책벌레 상수, 아들같은 그분과 사는 지미, 뜨개질 하는 정서와 한국어 공부를 하는 승우까지 휴남동서점에 녹아내린 사람들의 모습이 참 다정했다. 그리고 영주의 엄마와 그녀의 전남편 .. 밝은 밤 (최은영) 야~~~~~ 글 참 잘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이런 마음이 들었다. 문장과 호흡이, 이용되는 단어들이 트렌디하면서도 처음 읽었을때 뭔가 쿵 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 한 페이지에서도 줄 치고 싶은 문장들이 여러 번 나오기도 했다. 다른 곳에 가서 인용하면 멋지겠다 싶은 문장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책이 전하는 의미와 메시지는 둘째치고 그 문장들을 음미해보느라 책읽는 속도가 더뎌진 책이었다. 글을 잘 쓰네로 시작한 첫 인상은 일제강점기로부터 시작된 지연의 증조모 삼천,이정선과 새비아주머니, 할머니인 박영옥과 희자 할머니 그리고 엄마 길미선과 명희 아줌마, 책의 화자인 지연과 지우까지의 이야기들은 묘한 서글픔을 바탕으로 묵직하며 아린 여운으로 마무리 되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지연이 희령으로 와서 그녀만..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년 노벨상 수상자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이라는 [낙원]은 제국주의 초기의 동아프리카(현 칸자니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저 그런 평범한 생활을 해나가던 유수프란 소년은 12살의 나이에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아지즈아저씨에게 팔려나간다. 대형 상인인 아지즈의 집에서 지내는 유수프는 그 집안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긴다. 아지즈의 상행에 따라갔다가 내버려짐을 당하기도 하고 공격을 받기도 한다. 아지즈의 집에서 유수프를 돌봐주던 칼랄이 아저씨라 부르지 말고 사이드라 부르며 손에 입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줘도 아지즈아저씨라 부르던 유수프는 결국에는 칼랄처럼 아지즈의 손에 입을 맞추는 길을 선택하는 굴복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상황에 내몰려지는 수동적 주인공의 행동과 선택들을 따르.. 시계태엽 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제목만 익숙했던 시계태엽 오렌지를 마침내 읽었다. 15살의 영국소년 알렉스가 살인범이 되기까지 각종 범죄행위(폭력, 절도 , 강간 등)를 저지르다 살인범이 되고 마는 1부와 교도소에서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고 갱생요법을 받게되는 2부 그리고 18세가 되어 석방된 이후의 날들을 보여주는 3부로 구성된 책이다. 사실 1부를 읽는데만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알렉스의 쓰레기같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행위들에 대한 묘사를 읽어내기가 벅찼다. 모임의 지정책이 아니었다면 읽어내지 못 했을 것이다. 1부를 읽는 내내 이 책의 목적이 범죄 미화인지, 범죄행위에 대한 불편함을 만들어내서 범죄를 더욱 증오하게 만드는 것 인지를 생각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힘겹게 1부를 겨우 읽어낸 다음부턴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심지..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 생각지도 못했는데... 오미크론에 확진되었다. 9만여명 중의 한명이 되니..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일주일의 자가격리 기간을 잘 보내야겠단 생각이 들고 일주일동안 집에서 감금당해 지낼 방에 읽을 책을 쌓아두었다. 그리고 첫날 읽은 책이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이다. 100편의 영화속에 숨어있는 와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한때 영화에 홀릭해서 지낸 적도 있었는데, 100편 중에서 봤던 영화보다 안 본 영화가 더 많아서였다, 게다가 분명히 봤던 영화인데 와인이 나왔던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봤던 영화들 먼저 읽어나가자 새록새록 그 장면들이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겪었다. 와인이 등장한 장면과 그 와인 얽힌 이야기들을 과하지 않게 풀어낸다.. SFnal.vol2 전 세계 sf팬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SFnal의 두번째 책을 읽었다. 유명작가의 환상적 신작으로 이루어진 1권과 달리 2권은 보다 실험적인 12개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1권보다 2권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껴지는 작품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나 일단 그 장벽을 지나치면 분위기들은 괜찮게 느껴졌고 상대적으로 앞 쪽보다는 뒤편의 작품들이 조금 더 수월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N.K.제미신의 였다. 지구(탤러스)를 버리고 떠난 지적 생명체 집단이 원하는 물질을 얻기위해 자신들의 일원 중 한명을 지구로 보낸 이후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상상한 내용이다. 지적생명체 집단은 지구에서 흰 피부를 지녔을 것이라 추측되는 지배계급이며 여혐 종 들이다. 이 글을 읽으며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루미나티라..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그 유명한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을 펴보니 2013년도의 3판 23쇄본이었다.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대학시절 이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압박감 속에 읽었고 , 10여년 전에는 독서모임의 지정책이라 읽었었다. 이전 판의 표지를 바라보며 20년이 넘은 책이 아직도 중고생 필독서 리스트에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이란 위치의 사람들이 게으른 건지, 작가나 출판사들이 게으른 건지 생각해보게 된다. 전면개정이라기에 뭘 얼마나 바꿨을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고, 지난 판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보느라 읽는 데에 제법 시간이 걸렸다. 먼저, 20세기의 10가지 주요 사건의 보고서라는 이 책의 목차부터 비교해본다. 같은 사건인데 부제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이..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