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키는 책읽기

밝은 밤 (최은영)


야~~~~~  글  참  잘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이런 마음이  들었다.
문장과 호흡이,  이용되는  단어들이   트렌디하면서도  처음 읽었을때  뭔가  쿵  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   한  페이지에서도  줄  치고  싶은  문장들이  여러  번  나오기도 했다.
다른 곳에 가서  인용하면  멋지겠다 싶은  문장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책이  전하는  의미와 메시지는  둘째치고  그  문장들을  음미해보느라  책읽는  속도가  더뎌진  책이었다.
글을   잘  쓰네로  시작한  첫 인상은    일제강점기로부터  시작된    지연의 증조모 삼천,이정선과   새비아주머니,  할머니인  박영옥과  희자  할머니  그리고  엄마 길미선과  명희  아줌마,  책의  화자인  지연과  지우까지의   이야기들은 묘한  서글픔을  바탕으로   묵직하며  아린  여운으로  마무리 되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지연이  희령으로   와서  그녀만의  속도로  회복해가는  과정들에서  어우러지는  이야기의  힘은  앉은  자리에서   책을  전부  읽게 끔  만들었다.
사춘기와  젊은 시절의  잠깐의  기간에만   언급되던  여성들 사이의  우정을  긴 시간에  걸쳐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한국 근현대사와  맛물려진  백여년의  역사와  함께  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연대가  아닌  우정이라서  좋았다.  연대도  중요하지만   우정은  삶을  버틸 수도 있게  해준다.
누군가의  가슴을  후벼팔수도  있고  위로가  될 수도  있는  글과  상황들을  보면서  작가의  관찰과 고민들이  느껴졌다.

동물을   아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누군가의  노력을  알아보고  애쓴  마음을  도닥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단  소망이  생긴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가장 아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인간은 왜  이렇게  치졸하냐고, 왜  꼭  약한  사람을  짓밟는  식으로밖에   욕을 못  만드냐고..p13
° 허영심의 힘이 얼마나  센지  그녀는 알지 못 했다.    p60
° 그믐밤이었다.  별 무리가  아주 낮게까지  내려와  밝게 빛났다. 그걸  보면서  할머니는  생각했다.  우리는  이런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자격이  없는  존재들이라고. 짐승만도  못한  존재들,  천한 존재들,   세상에서  사라져야할 존재들이라고.    p167
° 사랑은  할머니를  울게 했다.   모욕이나  상처조차도  건드리지 못한 마음을  건드렸다.   p220



#밝은밤   #최은영   #문학동네  #책읽는과학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