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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는 책읽기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년  노벨상 수상자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이라는  [낙원]은   제국주의  초기의  동아프리카(현  칸자니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저 그런 평범한  생활을  해나가던  유수프란  소년은  12살의  나이에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아지즈아저씨에게   팔려나간다.  대형 상인인 아지즈의  집에서  지내는 유수프는  그 집안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긴다.  아지즈의  상행에  따라갔다가   내버려짐을  당하기도  하고  공격을  받기도  한다.   아지즈의  집에서  유수프를  돌봐주던  칼랄이  아저씨라  부르지 말고  사이드라  부르며  손에  입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줘도  아지즈아저씨라  부르던  유수프는  결국에는  칼랄처럼  아지즈의  손에  입을  맞추는  길을  선택하는   굴복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상황에  내몰려지는  수동적  주인공의  행동과  선택들을   따르는 덤덤한   문체와  억눌러지는  묘한 느낌이   매력을  풍기는 책이었다.
흔히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들  한다.
많은  예술작품들은  그 작품들을  탄생시킨  원천적인  소재들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오마주의  형태로  또는  교묘한   비틀기로   작품안에    새겨놓고는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유수프에게서는  구약성서의  요셉이,  아지즈에게선  이슬람을  창시한  무함마드가  엿보였다.
요셉과  달리 기적을  일으키지  못  하고,  스스로 굴복해버리는 유수프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본 개들을  두려워한다.
좋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아지즈는   무함마드의  성찰이  아닌  정복자의  모습으로  남는다.
다소  밋밋해보이는  글  속에  본인이  믿는    이슬람교에 대한  비판과  굴복을  선택한  고향  아프리카에  대한  서글픔을  숨겨놓은  작가의 내공이  감탄스러웠다.
백인기독교인이 주류인  영국 사회에서   이슬람계  아프리카인으로  살아오며  영미문학작가가  된  작가의 삶을  가늠해  보게  된다.
무척  깊은  여운을  느끼며  먹먹하면서  좋은 느낌으로 책을 덮었는데,  최근의  노벨상 수상작이라  그런지  다소  거친 번역이  조금 아쉬웠다. 좀더  유려한 번역의  글이었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낙원  #압둘라자크구르나   #왕은철옮김 #문학동네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211   #2021노벨문학상수상자
#책읽는과학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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