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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브런치에서 당선되고 전자책으로만 제공되다가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종이책으로도 출간된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었다. 뒷 표지에 쓰여진 먼저 읽은 독자들의 평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지금의 나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일중독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찾아온 번아웃으로 모든 것에 손을 뗀 영주가 "책읽기를 좋아하고 가장 활기넘치던" 중학생 시기를 꿈꾸며 서점을 개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낯선 동네인 휴남동이 동네이름의 휴가 오로지 쉴휴 休라는 이름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곳에서 단추로 고민하던 민준, 민철모자, 책벌레 상수, 아들같은 그분과 사는 지미, 뜨개질 하는 정서와 한국어 공부를 하는 승우까지 휴남동서점에 녹아내린 사람들의 모습이 참 다정했다. 그리고 영주의 엄마와 그녀의 전남편 ..
밝은 밤 (최은영) 야~~~~~ 글 참 잘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이런 마음이 들었다. 문장과 호흡이, 이용되는 단어들이 트렌디하면서도 처음 읽었을때 뭔가 쿵 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 한 페이지에서도 줄 치고 싶은 문장들이 여러 번 나오기도 했다. 다른 곳에 가서 인용하면 멋지겠다 싶은 문장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책이 전하는 의미와 메시지는 둘째치고 그 문장들을 음미해보느라 책읽는 속도가 더뎌진 책이었다. 글을 잘 쓰네로 시작한 첫 인상은 일제강점기로부터 시작된 지연의 증조모 삼천,이정선과 새비아주머니, 할머니인 박영옥과 희자 할머니 그리고 엄마 길미선과 명희 아줌마, 책의 화자인 지연과 지우까지의 이야기들은 묘한 서글픔을 바탕으로 묵직하며 아린 여운으로 마무리 되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지연이 희령으로 와서 그녀만..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년 노벨상 수상자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이라는 [낙원]은 제국주의 초기의 동아프리카(현 칸자니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저 그런 평범한 생활을 해나가던 유수프란 소년은 12살의 나이에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아지즈아저씨에게 팔려나간다. 대형 상인인 아지즈의 집에서 지내는 유수프는 그 집안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긴다. 아지즈의 상행에 따라갔다가 내버려짐을 당하기도 하고 공격을 받기도 한다. 아지즈의 집에서 유수프를 돌봐주던 칼랄이 아저씨라 부르지 말고 사이드라 부르며 손에 입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줘도 아지즈아저씨라 부르던 유수프는 결국에는 칼랄처럼 아지즈의 손에 입을 맞추는 길을 선택하는 굴복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상황에 내몰려지는 수동적 주인공의 행동과 선택들을 따르..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가지인것 같다. 터미네이터같은 영화부류의 비관주의적 시선과 사실상 위험은 없다고 주장하는 낙관주의적 시선이다. 알파고가 이세돌9단에게서 승리를 거둔 사건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대한 반대의 시선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이는 느낌이다. 이번에 읽은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책은 인공지능 낙관론자의 시선에서 쓰여진 책인듯 하다. 이 책의 저자인 카이스트 이상완 교수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능의 서로 다르다는 지점에서 책의 서술을 시작한다. 저자는 사람에게 최선인 것이 인공지능에게도 최선이 되는지를 물으며 현재의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는 비슷한듯 보이지만 실제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7개의 장에 걸쳐 인공지능의 역사와 앞으로의 방향을 이야기한다. 뒤표지에 있는 이광..
성냥과 버섯구름ㅡ 오애리.구정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사건과 사물들을 소재로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책들은 제법 보아왔다. 역사뿐 아니라 대중적인 과학도서들도 있으며 몇몇 책들은 무척 괜찮게 읽었다. 이런 스타일의 책들은 사실 깊이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읽기 편하며 새로운 지식 정보를 제공해주기에 선택에 망설임이 없는 편이었다. 자주 접해왔기 때문에 사실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책은 늘 유혹적이다. 특히 이 책 [성냥과 버섯구름_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는 다른 곳도 아닌 학고재에서 출간하고, 한국 작가들이 지은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가 끌렸다. 3가지 챕터로 24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비슷한 스타일의 일본 작가들의 책에서 느끼지 못 한 인권과 평등에 관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미..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스타 물리학자 김상욱교수가 올해의 책으로 꼽은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를 읽었다. 19세기말, 20세기 초에는 인류 문명의 발전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매우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고대부터 잉여시간과 여유를 누리는 유한계급이 실질적인 문명과 진보를 만들어 왔기에 인류 문명이 일정수준이상 발달하면 노동시간은 축소될 것이라는 이유때문이었다. 그러나, 주 15시간이 대세일것이란 많은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예상은 익히 알다시피 보기좋게 깨져버렸다. 내가 사는 대한 민국은 주52시간 노동을 이야기하며 근면성실이 모범이 되는 사회이며 주 15시간은 주휴수당의 기준선이란 의미만을 가지고 있다. 북유럽에 거주하는 이 책의 저자들은 사회가 진보,발전함에도 불구하고 왜 노동시간이 줄어들지 ..
기대)장줄리앙 전시 기대되는 전시회가 또 생겼다. 장줄리앙의 그러면,거기. 사실 이름은 낯선 디자이너였다. 프랑스사람인가 보다 했는데 작품들을 보니 어딘가에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작품들이었다. 이러면 보러가야지. 하는 생각 전시회장 외에는 딱히 시간보낼 장소가 많이 사라진 DDP라서 살짝 아쉽지만 그래픽디자인 전시는또 DDP만한 곳도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작품들을 많이 봤기에 조각품들이 기대된다. 게다가 작가가 전시기간중에 내한해서 직접 전시장 내부를 자신의 드로잉으로 채운다니 더욱 흥미롭다. 여러번 가고싶어지는 전시회이다. 인터공원이나 네□버 같은 기존 전시 예매사이트가 아닌 야놀자에서 얼리버드 티켓을 파는 것도 재밌게 느껴진다. https://www.yanolja.com/leisure/87565 [서울 중..
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내가 생각하는 연극 햄릿의 하이라이트는 결투장면이다. 서부 영화하면 떠오르는 장면도 권총 결투장면이다. 그저 마초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결투로 세계사를 이야기한다니 제목에서 읽어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 선택하게 된 책이 [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다. 유럽 특히 독일 중심의 사건으로 이어진 이 책은 성경에서 언급된 최초의 결투인 카인과 아벨이야기와 현재까지도 독일과 오스트리아 남학생의 5~6%정도의 인원이 경험한다는 결투의 한 형식,"멘주어"로 시작한다. 공권력이 약했던 고대 사회에서 분쟁 해결 방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결투를 "페데"라고 불렀다고 한다. 신은 진실을 말하는 자에게 승리를 둔다는 믿음위에서 페데라는 결투는 일종의 신명재판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개인의 사적복수를 금지한 중세 기독교..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이인아) 믿고 선택하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25번째 책은 뇌인지 과학이다. 뇌를 자연지능 컴퓨터라고 부르는 이인아교수는 학습과 뇌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책을 서술해나간다. 저자는 생명이 죽지않고 생존해나가기 위해 학습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학습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닌 생명체가 알지 못 하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학습을 한 뇌는 기억을 해야하는데 기억시스템은 절차적 기억과 서술적 기억으로 크게 2가지라고 한다 절차적 기억과 서술적 기억의 큰 차이는 인식하고 말로 설명 가능하느냐하는 부분의 차이라고 한다. 절차적 기억은 무의식적으로 작동되는 기억인데 익숙한 길을 아무 생각없이 걷는다거나 자전거를 타는 근육의 운동등을 말한다. 만일 이 절차적 기억을 담당하는 기저핵에 문제가 생길경우 발생하는 ..
땀의 과학 (사라 에버츠) 살아있다는 건 뭘까? 철학적, 문학적으로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인데, 과학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은 열을 내는 행위이다. 이글을 쓰기 위해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기 위해 내 몸에서는 매우 많은 수의 화학 작용이 일어나고 그 결과 나는 열을 내고 발열체가 되어있다. 많은 생물은 이렇게 발생하는 열, 즉 체온을 조절해야 살 수 있다. 체온 조절을 위해 어떤 동물은 구토를 하거나 대변을 뒤집어 쓰거나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이 책 땀의 과학에서는 인간이 동물 들 중 거의 유일하게 땀으로 체온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 땀 흘리기가 전적으로 인간만의 특성은 아니지만 "우리는 땀을 훨씬 많이 흘리고, 훨씬 잘 흘린다" 라는 것이다. 그(덩컨 미첼)에 따르면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