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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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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_개인주의를 권하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 유학의 윤리가 생활종교로 자리잡아 온 공동체 주의 사회였다. 그렇기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회질서가 바뀌고 이제 21세기는 개인화의 시대가 되었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고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여기 저기에서 말하지만 아직 개인주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내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행복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니체 철학의 최고 권위자라고 소개된 이진우교수의 책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제목이 반가웠다. 저자는 우리 사회는 '개인'이 없는 사회(p90)라고 진단한다. 압축 성장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한국사회는 겉으로는 시민중심의 민주화사회를 이루어냈지만 실제로는 시민이 없는 국민국가라고 지적한다. 시민이란 적극적으로 공공의 ..
서평_시체를 보는 생물학자(마크 스펜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에게는 동물에 비해 크게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식물학은 가장 오래된 과학 분야이며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이다. 사실 집 밖을 나설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요소는 바로 식물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식물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식물맹 plant blindness들이다. 식물전공자임에도 선인장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 하는 입장이지만, 식물의 위대함을 알고는 있는 나는 그런 선입견들이 안타까웠다. 인간은 복잡한 소통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생물의 소통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기 일쑤이다. 특히 식물들의 소통능력과 인지능력은 정말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선입견들로 인해 과학자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식물의 소통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
서평_모녀의 세계 우리 나라에는 몇 가지 로망이 있어보인다. 엄마표 집밥, 그리고 친구같은 모녀지간같은 이미지들이다. 요리에 전혀 소질없는 나에게 엄마표 집밥이란 말은 정말 부담 자체이고, 괜시리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는 단어라서 참 맘에 안 든다 친구같은 모녀지간은 참 매력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엄마를 짝사랑하다 지쳐서 무관심이나 증오를 돌아선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작가이자 페친 중 한명이 박신영작가의 글에서 봐도 엄마로 인해 상처받고 눈물흘리는 딸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차고 넘친다. 그래서 이란 부제가 붙은 모녀의 세계라는 책은 표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했다. 사실 읽기 전에는 궁금하긴 했지만 가슴절절한 신파드라마 같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던 책이었다. 실제로..
서평_우리가 선택한 가족 (에이미 블랙스톤) 평범하게 사는 게 좋다고들 쉽게 말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의 기준은 너무나 높다. 인서울 4년제 대학 졸업 이후, 누구나 이름 들으면 알만한 회사를 다니며 30대 초반에 결혼하여 배우자 포함 2명의 자녀와 함께 수도권의 30평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모습을 평범하다거나 보기좋은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는 느낌을 항상 받는다. 만일 이 그림에서 무엇하나 빠지는 조건을 가지게 되면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와 온갖 간섭에 시달리게 되곤 한다. 특히 비혼주의를 택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 덕담이라는 껍질을 뒤집어쓴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는 꼰대 어르신들을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평범한 가정의 기준이 너무나 높고 좁기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
서평_술,질병, 전쟁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받게 된 존재가 미생물인듯 하다. 그런데 관심만큼이나 억울하게 오해받는 존재가 되기도 한것 같다. 아마도 사스나 코로나19로 인해 병원균=미생물이라는 등식이 많은 이들에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듯 하다. 그러나 사실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소수이고 대다수의 미생물은 인간과 달리 지구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미생물변호사를 자처한다는 김응빈교수는 인류 역사에서 사람들에게 미생물이 끼친 영향을 술과 질병, 전쟁으로 묶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미 유명한 페스트나 사스는 제외하고 있어서 관련책을 여러 권 읽은 사람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스스로 발효되는 과일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류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술은 존재했다고 한다. 우연히 술맛..
서평_왕초보투자자 부동산경매 홀로서기 경매에는 두 가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힘든 사람들을 나락으로 떠밀어 버린다는 느낌과 합리적인 재산 증식의 방법이란 이미지다. 어렸을 때는 전자의 느낌이 강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경매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단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학원이나 인강도 있지만 살짝 꺼려지던 차에 언제나처럼 일단 책으로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읽게 된 책이 [왕초보 투자자 부동산 경매 홀로서기]이다. 경매책들이 참 많았는데 제목이 딱 나를 겨냥한 것 같아서 그나마 접근하기 쉬워보였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부동산 관련 어휘들이 익숙한 듯도 하고 들어본 단어들인데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단어와 상식들이 많았다는걸 깨달았다. 예를 들면 건축물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 지붕이라거나 수목은 토지와 별도로 독..
서평 _아인슈타인의 냉장고 나 스스로가 지키고 싶어하는 나만의 규칙이 있다. 완독한 책들만 인스타나 블로그에 기록한다는 규칙이다. 2018년도부터 세워놓은 나름의 규칙은 지금까지 깨뜨린 적이 없음에 그동안 묘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책을 읽던 도중, 이렇게 좋은 책은 하루라도 빨리 소문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스타에 책을 소개하게 되었다. 바로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티인 폴 센이 지은 [아인슈타인의 냉장고]이다. 인스타에 적은 것처럼 열역학 분야에 대해서 알려주는 이 책은 2021년도에 읽은 책 중에서 매우 좋게 읽은 책 베스트3에 꼽을 수 있고 중고등학생들에게 물리학의 필독서로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 총 19장에 걸쳐 위대한 천재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프롤로그에 쓰여진 대로 인간지성이 이룩한 최고의 업..
서평_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이제는 신간이 나오면 아무 생각없이 본능적으로 읽고있는 것같은 서가명강 시리즈의 신간 주제는 음악이다. 학부시절에는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저자, 오희숙 교수는 사진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만큼이나 차분한 문제로 음악학이라는 학문의 내용을 소개해준다. 음악학이란, 소리의 예술 음악을 언어로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이 책에서 중심소재로 다루는 음악 미학,음악 철학은 소리에 담긴 아름다움과 가치를 연구하는 분야라고 한다. 전체 3부로 나뉘어 구성된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우리나라 GIST에서 만든 AI 작곡가 이봄의 2021년도 작품까지 고금과 동서, 장르를 종횡 무진하며 음악과 다른 학문(철학, 수학 등)의 연계성을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1부에선 음악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서평_한국인을 위한 슬기로운 와인생활 [한국인을 위한 슬기로운 와인생활]이라는 제목이 지나치게 트랜드를 반영해서 살짝 실소가 나오기도 했지만 부제로 쓰여있는 "외국 술이지만 우리 술처럼 편안하게"라는 문구와 함께 매우 솔직한 표현이라고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와인라이프를 즐기기 시작한지 3년차쯤 되었다. 주량이 약한 편이기에 아직은 좋아하는 특정 와인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양한 와인을 접해보고 싶어하는 와인 입문자 수준이다. 2년 8개월쯤전에, 그러니까 내가 와인을 처음 접하기 시작할 무렵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경전처럼 떠받들며 소중하게 읽었을 것 같다. 와인 모임에서 쉽게 나오는 뭔가 있어보이는 이야기들이 이 책에 전부 소개되기 때문이다. 책 뒤표지의 글처럼 한국형 와인클래스가 바로 이 책이다 와인을 마시면서 맛을 표현하는 용어..
서평_틱톡 ,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보면 영재학교 진학을 꿈꾸는 초등학생들도 수업할 때가 있다. 고딩보다는 중딩들이 중딩보다는 초딩들이 유투버나 틱톡커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유투버까진 따라갔는데 틱톡은 조금 거리김이 느껴지는 콘텐츠였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긴 시간을 요구하는 유투브보단 짧고 굵은 틱톡을 편하게 여기고 있었고 이제는 알아야겠단 생각이 들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표지부터 3D입체 화면과 같은 느낌의 책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하다]는 틱톡과 같은 짧은 시간동안 제작 가능한 숏폼 콘텐츠들이 미래의 새로운 기회임을 알려주고 있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나 다양한 댄스영상들을 접했기 때문에 틱톡이라하면 엔테테이너 산업의 콘텐츠들 위주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분야가 다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