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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시체를 보는 생물학자(마크 스펜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에게는  동물에 비해  크게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식물학은  가장  오래된  과학  분야이며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이다.  
사실  집 밖을  나설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요소는  바로 식물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식물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식물맹 plant  blindness들이다.  식물전공자임에도  선인장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 하는 입장이지만, 식물의 위대함을  알고는  있는  나는  그런  선입견들이  안타까웠다.
인간은  복잡한  소통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생물의    소통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기  일쑤이다.  특히  식물들의  소통능력과  인지능력은  정말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선입견들로  인해  과학자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식물의  소통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고(p72) 범죄과학 분야에서도  최근들어서야  식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직업이  법의식물학자이다.
이  책  <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의  저자  마크 스폔서는   어린  시절부터  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식물학자로  성장하여  식물표본실의  큐레이터로  근무하며  식물과  지질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쌓게  된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법의식물학자가  되었다.
식물을  이용해   피해자와 범인의  신원과   범행 시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분야가   법의식물학(법의환경학)이다.   그러나   실제    범죄 수사현장에서    지문분석등 다른  과학 기술을  이용하는  과학수사와  식물을 이용한 법의환경학에 대해서는    양가감정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식물에  대한  양가감정(p122)의  또  다른  형태일것이다.
읽는  내내  2년쯤  전에 읽었던  퍼트리샤  월트셔의  <꽃은 알고 있다>가  떠올랐다. 같은 영국의 법의식물학자의  책인데 ,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이  많았던 월트셔의  책에 비해서  마크 스펜서의  이  책은  좀더  경험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처음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였던  저자가  법의식물학자가  되는  과정과  식물학이  재판에서  채택된  이야기,  역사적으로 식물학이  수사과정에 큰  도움을  준  사건에  대한  소개등이  다양한  사건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소개 된 사건 중  미국에서   큰 논란이  되었다는 린드버그 아들 납치사건의  범인을  잡아낸  방법이  인상적이었고 뒤이어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문장도  멋있었다.
또한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안타까운  순간들도 있었고,  조력자인 뼈전문가  소피와의  협엽이  멋지다고  느껴졌다.   이들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멋진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될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범죄가  사라지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러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범인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지만 의견을  통일하고  논의하며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범죄전문가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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