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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시체를 보는 생물학자(마크 스펜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에게는 동물에 비해 크게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식물학은 가장 오래된 과학 분야이며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이다. 사실 집 밖을 나설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요소는 바로 식물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식물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식물맹 plant blindness들이다. 식물전공자임에도 선인장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 하는 입장이지만, 식물의 위대함을 알고는 있는 나는 그런 선입견들이 안타까웠다. 인간은 복잡한 소통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생물의 소통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기 일쑤이다. 특히 식물들의 소통능력과 인지능력은 정말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선입견들로 인해 과학자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식물의 소통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
서평_모녀의 세계 우리 나라에는 몇 가지 로망이 있어보인다. 엄마표 집밥, 그리고 친구같은 모녀지간같은 이미지들이다. 요리에 전혀 소질없는 나에게 엄마표 집밥이란 말은 정말 부담 자체이고, 괜시리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는 단어라서 참 맘에 안 든다 친구같은 모녀지간은 참 매력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엄마를 짝사랑하다 지쳐서 무관심이나 증오를 돌아선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작가이자 페친 중 한명이 박신영작가의 글에서 봐도 엄마로 인해 상처받고 눈물흘리는 딸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차고 넘친다. 그래서 이란 부제가 붙은 모녀의 세계라는 책은 표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했다. 사실 읽기 전에는 궁금하긴 했지만 가슴절절한 신파드라마 같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던 책이었다. 실제로..
서평_우리가 선택한 가족 (에이미 블랙스톤) 평범하게 사는 게 좋다고들 쉽게 말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의 기준은 너무나 높다. 인서울 4년제 대학 졸업 이후, 누구나 이름 들으면 알만한 회사를 다니며 30대 초반에 결혼하여 배우자 포함 2명의 자녀와 함께 수도권의 30평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모습을 평범하다거나 보기좋은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는 느낌을 항상 받는다. 만일 이 그림에서 무엇하나 빠지는 조건을 가지게 되면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와 온갖 간섭에 시달리게 되곤 한다. 특히 비혼주의를 택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 덕담이라는 껍질을 뒤집어쓴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는 꼰대 어르신들을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평범한 가정의 기준이 너무나 높고 좁기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