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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책읽기

우주 상상력 공장



#우주,상상력공장

제목이  참  좋은 책이다
우주가 상상력 공장이라니,  인류의  미래 터전이라든지  천연자원의  보물창고 따위가  아닌  순수한  호기심이  가득한 시선이  느껴지는  제목이  맘에  들었다.



시종일관 부드럽고  나긋나긋하게   설명해주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통쾌함이  드는  지점들이  있었다.  놀랍도록  솔직해서 마음에  들었던  지점도  있었다.  전자는  창조론자들과    자유의지가  없다는  과학적   실험결과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문장들을   보는  지점들이었다.

* 진화의  주체는  생명체가  아닙니다.  환경이  진화의  주체입니다. ~ 진화의  과정은  계획에  의해서  일사불란한  과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행 착오를 통해서  최적의 상태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p259~260

*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신god을  도입하는  순간, 그것은  과학이  아닙니다.    p267

* 정신  현상이  두뇌  활동의  결과라면  자유의지의  존재를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자유의지를  무엇이라고  규덩하든  자유의지도  정신활동이고  정신활동은  결국 두뇌의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  인간의 자유의지를  가정한  바탕 위에  이 사회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있는데    자유의지가 없다면  사회의  근본이  흔들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자유의지의  존재  여부와는   별도로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요?    p327~328


후자는  대부분의  과학저술가들과 다르게  인간 중심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을  인정한 대목이었다.

* 내가  인간인  한  인간 중심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이  지구를  그렇게  사랑하는  것이, 이 우주에  지구가  유일하거나 가장  중요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내가  이  지구를  떠날 수도  없고, 지구를  떠나서  살  곳은  이 우주  어디에서도  찾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p206

물론  저자는  인간이 탄생하기 위해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생각(인간원리)따위는  하지 않는 사람이다.

*  인간 원리야말로 비과학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모든 우주가 다 우연으로  생긴 것이고  우리의  우주도 우연의  산물일  뿐입니다.~ 다만  인간은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존재일 뿐입니다.  p170~171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막연하게 이미지적으로,느낌적으로     알고 있다고 착각한 내용들이   제법  있음을  알고 반성하게  되었다.

첫번째는  빅뱅의  모습이었다.
빅뱅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척력인 중력으로  인해서  공간이  팽창된  것이  빅뱅이며   따라서  빅뱅이  일어날  때는 소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어마어마한 큰 소리가  났을 것이란  막연한 이미지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우주가  팽창하는 이유는  열역학 2법칙인  엔트로피의  증가때문이고  그로 인해  우주는 종말까지 다다른다고 설명하는데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부드럽게  설명해내는  작가의  내공과  글솜씨가  인상적이었다.

두번째로   잘못 인지하던 것이  시간이었다.

* 시간의  흐름이 일정하다는  것은  환상입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세상  만물의 변화를  평균한 것입니다.~ 시간은   변화에  대한  관념이고  변화를  기술하기  위한  가상적 개념일  뿐입니다.~ 시간을  변화에  대한  관념이라고  하면  시간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실체적인  존재라고  한다면  그런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p44~46

시간의  의미를  좀  더  공부해야 겠다.
마블영화들이   연상되는  다중우주 이론은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었고 자칫  황당할 수도 있는  이론이  수학적  논리로 탄생되었다는  얘기도  재밌었다.

지구 문명은   지금까지 굶주림, 질병, 타인의 존재라는  과제들을  극복해왔는데   앞으로는  환경과  우주에서의  침입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등장했음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종말로  넘어간다.
이 책에서  매력적이었던  장이  바로  마지막  장, 종말을 이야기 하는  [태종]이었다.

과학, 정신,생명,정신, 문명의  종말들을  이야기하면서  종교의  종말도  이야기하는데   읽으면서  생각이  깊은  어른의  모습을  느끼게 되었다.

*신이  정말로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에  관계없이 신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일  수 있습니다.~ 종교는  나약한  인간, 의지할 곳을  찾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서  울면서  기도하는  저  사람의  간절함까지  폄훼할  수는   없을  겁니다.    p423


최근 들어 과학분야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읽었다.
부드럽지만  뚝심있게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무척 매력적인  과학 저술가를  알게 되어  몹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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