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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책읽기

서평_모녀의 세계


우리 나라에는  몇 가지  로망이  있어보인다.

엄마표 집밥, 그리고  친구같은  모녀지간같은  이미지들이다.
요리에    전혀 소질없는  나에게  엄마표  집밥이란  말은  정말  부담  자체이고,  괜시리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는  단어라서  참  맘에  안  든다


친구같은  모녀지간은 참  매력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엄마를  짝사랑하다  지쳐서  무관심이나  증오를  돌아선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작가이자  페친  중  한명이  박신영작가의  글에서 봐도  엄마로  인해  상처받고  눈물흘리는   딸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차고  넘친다.

그래서  <사랑한  만큼  상처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이란  부제가  붙은  모녀의  세계라는  책은  표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했다.



사실 읽기  전에는  궁금하긴  했지만  가슴절절한  신파드라마 같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던  책이었다.

실제로   설레이며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렸고  책을  받자마자  기쁘게  첫  장을  펼치고 몇 페이지  못  읽고,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고  슬퍼져서...책을  읽어  가기가  힘들었다.

초반  저자의 고백같은  글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만일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가  은행나무  출판사의  서평단이  아니라면    끝내  읽지 못 했을  것이다.  책을  덮은  후,  미루다 미루다  서평 마감  전날에야   어쩔 수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다시  첫 장부터  읽었다.  고비가 몇  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끝까지  읽었다.


생각외로  담백하고   건조하게  쓰여져서  아주 많이   답답하지는 않았다.


여기,  부부와  아들, 딸로  이루어진  4인가족이 있다.
만둣국을 끓이려는데  만두가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쉽게  벌어지는  상황이  있다.

모녀의 세계라는  책  29페이지에 이렇게  표현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그  이유에 대해  관계전문가인  저자  김지윤소장은   엄마에게  딸은  심리적아  분신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딸이  엄마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게  되면  이런  심리상태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 아들을  둔  엄마가   어린  연인에게  실연을  당했다고  좌절하는 것과  달리, 딸을  둔   엄마는   기르던  개에게  물린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p28



생각해보면,  예전  우리 나라 가정의 모습은  정말  특이했다.
미성년인  어린  딸이  엄마와  더불어  가족의  밥상을   책임져야 했다. (p92)  어린  딸이  보호자인  아빠의 밥상을  차리게  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장면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을  읽으며  여섯 살  이후로   아이 인  적이  없었다는  사례를  전하며  한국의  딸들이  엄마의  정서적  보호자나  대리  욕받이 역할을  한다는  부분에선  울분이  올라왔음을  고백한다.(p114)

평화를 원하는  커플에게  내버려두기와   기대 포기하기를  권하는  저자의  의견에는  적극  찬성한다.
엄마의   왜곡된  남성관을  체크해보거나  도구적 모성이  아닌  관계적 모성 (p157)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좋았고 분노의  필요성(p220)과  경계선에 대한  내용(p186)이  좋았다.



엄마이기 전에, 딸이기 전에  독립적인  인간임을 기억하기가  어려운  일이라는걸   알지만  기억하며  살아가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 그래, 일단 나쁜 년은  아닌걸로.  그냥  마음  아픈  년인  걸로     p17

• 피할  수  있는 슬픔은  피하고  살아     p19

• 엄마는  비록 모든  메시지를  통합해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하더라도  최대한 하나의 통합된 메시지만  방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74


• 아마도  엄마가  당신에게  준  것이  상처만은 아닐  것이다. 당신에게는  분명히  사랑받았던  순간에  대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p81



• 우린  서로에게  타인이다.  다만  매우 특별히  사랑하는  타인..
그러니   내주기 싫은  마음이  든다 하여  죄책감  가지지  말  것.  p149


•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서진   인격을 가진  모난  엄마들의 실수를  용서하고  이를   통합하며  성장한다.  아이들은   조건없이  그냥  엄마를  엄마라서  사랑해주는  존재들이다.  생각해보면 살면서  이렇게  조건없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었나 싶다.  p194


•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일시적으로  과도한  헌신을  행하면  반드시  그에  대한  억울함을 부메랑처럼  돌려받게  된다.   그러니  무리  마시길..p205

• 분노가  우리  삶에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때  우리는  보다  자유로운  존재가  되고....p220

• 대화는  습관이고  연습이다.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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