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단으로 책읽기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몇년전 정말 흥미롭게 몰두해서 봤던 별순검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조선시대 과학수사를 다룬 드라마였는데, 그 드라마를 통해 알게된 다산의 흠흠신서를 한권짜리로 축약한 청소년용 책으로 읽었었다. 나쁘지 않았지만 약간 아쉬웠다.

그러나 30권 10책짜리인 흠흠신서 원본을 읽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래서,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라는 부제가 달린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라는 책에는 저절로 손이 갔다.


실학자, 중농학파, 아버지의 편지,천주교 집안, 수원화성의 거중기..그리고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정약용이란 인물을 설명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이다.
이런 수식어가 없더라도 요즘에는 [정약용]이란 세 글자가 그대로 트렌드가 된 느낌이다.

앞에 말한 수식어들을 생각하며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36개의 살인사건을 5개의 주제로 묶어서 편집된 이 책의 두께는 238페이지이다.



사건 하나당 설명이 아주 자세하게 기록된 책은 아니지만 사건의 개요와 다산의 해결방식은 알 수 있었다.
백성들의 풍속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증거와 주변정황, 합리적인 추론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영드인 <셜록>을 떠올리게 했다.


가벼운 죄라도 고의적일 경우, 교활하게 면책하려고 할 경우, 인륜에 벗어난 경우 더욱 엄중하게 문책하는 모습은 속이 후련해지기도 했다.
여인의 정절은 국가가 보호해주겠다는 의지나 오늘 날의 관점에서는 몹시도 기울어진 상황에 있는 여인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 함을 확인했다.

조선 초기에는 강력한 형벌이 빈번했는데 다산이 활약하던 정조 시기에는 관대한 형벌을 고수했다고 한다. 위협적인 처벌보다는 관용이 국왕에 대한 경외심을 이끌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였는데 책에서도 지적했듯이 정조와 같은 판결이 과연 사법질서를 잡아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소수의 범죄자로부터 다수의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엄벌주의가 더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조선시대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사건, 음주 사건,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들이 존재했다. 이 사건들에 대해 다산은 일관성있는 법집행과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준다.

음주사건이라하면 개인적으로는 조두순 사건이 떠오른다. 음주에 의한 심신미약의 상황에서는 반드시 감형해야 했던 당시 법 조항은 언론에 떠밀려 개정되었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의 일이었는데 18세기의 다산은 이렇게 얘기한다.
•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로 돌아가보면, 자기가 원해서 술을 마신 것이므로 어찌 고의적인 범행이 아니겠습니까 p205

더불어 정조시대부터 보이는 술에 관대한 문화는 몹시 아쉽다.


범죄를 일으킨 정신 질환자는 격리시켜야 한다는 다산의 의견에 동의한다. 추가하자면 격리와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조와 다산을 대비시켜, 정조를 온정주의 법 집행자로 묘사해서 다산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한 대비는 처음 한 두번은 괜찮았는데 횟수가 많아지니 거북함이 생겼다. 왕정 국가에서 왕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다산의 의기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며 법에 대한 입장차이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용 도서에도 볼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 자료가 하나도 없는 점이 아쉽긴 했으나 책을 읽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은 없었다.

"짧은 순간의 자기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한 다산의 행동은 되돌아볼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은 틀림없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다산의_법과_정의_이야기 #조선시대_살인사건_수사일지
#다산정약용_지음 #오세진_편역 #홍익출판미디어그룹
#흠흠신서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