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즐겁게 읽은 책 중 < 위험한 요리사 메리>라는 청소년용 과학책이 있었다.
아일랜드계 미국여성 메리 맬런에 대한 책인데, 그녀는 티푸스균의 무증상 보균자이며 슈퍼 전파자였다. 평범한 요리사였던 그녀는 위험한 여자로 칭해지며 격리된 채로 살다가 사망했다. 20세기 초의 일이었다.
메리 맬런의 사건으로 검역과 위생의식은 전환되었고 병원기술이 발전하게 되었다고들 한다.
그러나 메리 사건이후 백년이 지난 지금, 2021년 현재 우리는 바이러스와 힘겹게 힘겨루기 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시기에 믿고 보는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의 5번째 책이 감염병이야기라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책의 뒷면에서 책의 중요한 이야기를 대부분 실어놓았다. 독자를 배려한 디자인이겠지만, 내가 보기엔 지나치고 쓸데없는 간섭같았다.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페스트, 인풀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이질, 결핵, 천연두 ,황열병, 티푸스 , 매독등의 감염병과 맞서 싸운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일 먼저 언급된 페스트 팬데믹은 14세기 중세 시절의 소빙하기라는 기후적 특징과 원의 무역망 확충 그리고 인구 증가로 인하여 감염병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환경에서 일어난 재앙이었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중세시절, 기도외에는 방법이 없던 사람들에게 페스트 팬데믹은 신앙심을 떨어뜨리고 인건비 폭등과 평민의 지위향상을 가지고 오면서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페스트 팬데믹이, 그 이후 누구나 뭔가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독감, 인풀루엔자에서 20세기에 인류가 무려 3번의 인풀루엔자 팬데믹을 겪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스페인 독감으로 1차대전의 종전을 이끌었고 2차대전의 빌미를 주었다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1차 대전 직후 스페인독감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일부 의사와 광신적 마스크 반대운동자들이 유난을 떨었다고 한다.
비슷한 환경에서 멍청한 행동을 하는 이들의 비율은 일정한것같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중립적 위치를 보장받는 언론과 행정기관들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콜레라의 제대로 된 치료법을 만든 영국 의사 오쇼너시의 치료법이 잘못 된 상식과 홍보 부족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는 설명에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3대 감염병이며 우리 나라에 특히 환자가 많은 결핵은 미화되기도 했다. 갸날프게 여의며 창백해지는 모습이 결핵 환자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인식되었다는 얘기에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외모 지상주의에 실소가 나왔다. 풍채가 좋고 활동적이었음에도 폐병환자처럼 보이고 싶어했다는 알렉상드르 뒤마나 바이런의 모습을 보며 철없음이 그들 예술의 근원이었나 하는 생각을 들게도 했다.
모두 11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특이하게도 감염병에 대한 정의를 맨 마지막 장에서 내리고 있다. 감염병이란 전염성 질병을 통칭하는 용어다.
인류가 병원균과 싸우기 시작한 것은 100 년이 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천연두에만 승리를 거두었을 뿐 나머지 질병들과는 계속 싸우고 있는 중이다.
이 책에서도 마지막에 붉은 여왕 가설을 다시 이야기한다.
" 네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달려야만 겨우 이곳에 머무를 수 있다(p354) "는 거울 나라 앨리스 속의 붉은 여왕의 이야기가 참 깊은 여운을 준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모두가 준비하고 있는 요즘, 시기 적절하게 볼 수 있는 책인것 같다.
(책을 제공받은 후 자유롭게 적은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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