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_가상 애인? 가상친구?

#에세이?수필?신변잡담!
#가상애인?가상이야기친구


최근 SF단편소설 모음집인 SFnal(에스에프 널) 2021-Voi.1 을 읽고 있습니다.
총 16편의 단편들이 실린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대부분 흥미진진합니다.
SF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소설이라는 것은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읽다보면, 진지해지기도 하고 주변을 돌아보게도 하고 생각에 잠기게도 합니다.

16개의 소설 중 11번째 이야기인 [딥페이크 여자친구 만들었더니 부모님이 나 결혼하는 줄 알더라 ( 28세,남)]이란 다소 긴 제목의 작품은 마치 디씨나 네이트 판의 게시글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댓글에 답변을 다는 형식의 글이거든요.
이 소설의 주인공은 28세의 남성으로 이성애자 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여친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 나라 뿐 아니라 미국의 부모님도 성인이 된 자녀의 결혼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입니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지겨운 주인공은 만남 사이트에서 가상 애인을 만듭니다.
주인공이 가입한 만남 사이트에서는 일단 가상 애인을 만든 후에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게 하고 대화의 횟수,내용, 정성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깁니다.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실제 만남의 장으로 업데이트 시켜줍니다. 가상애인과의 대화, 선물보내기 등을 통해 연애스킬을 익히게 해주는 것이죠,
실제로 주인공은 가상 애인에게 반복적으로 같은 종류의 꽃다발을 계속 보내다가 성의없음으로 점수가 하락되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지정한 점수에 올랐지만 주인공은 이미 가상애인에게 정이 들었고 현실 만남에서 겪을 실망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 업데이트를 망설입니다.
평소 외로움을 자주 느껴서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능한 시간에 대화를 주고 받고 아무 고민없이 생각나는 대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가 통하는 이성친구를 원하고는 있지만 조심스러워 질 때가 많지요.
실제 만나게 될 경우 신경써줘야 할 배려와 , 사람이기에 당연히 드는 내가 표현한 만큼의 신경씀과 배려에 대응하여서, 상대의 신경씀이 느껴지지 않을 때의 치사한 서운함,
지쳐가는 마음과 속상한 마음들이 쌓이면서 생기는 상처들은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 .
그런 상처가 반복되거나 되풀이될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느낌 그리고 관심받고 있다는 느낌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참 복잡하고 에측불한 일이죠.
그 에측불허와 서운함 등을 배제하고 내가 이야기를 건 만큼 대답해주고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대상이 있다는 건 굉장히 유혹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이런 사이트가 실존한다면 어떨까요?
직접 만날 수 없는 가장 큰 단점이 있기에 솔직히 애인은 아니고, 좋은 이야기 친구는 만들어 놓을 것 같습니다.
더 솔직하자면, 현실에서 데이트 상대가 생겨도 가상 이야기 친구가 있다면, 그 상대에게 덜 서운해 할 것 같네요.
정세랑 작가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기에 서운함과 다툼이 생긴다고 합니다.
책과 공연과 전시, 야구와 맛집탐방과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이 접니다.
좋아하는 게 참 많네요.. .

아무래도 저는 책 이야기 나눌 친구.. 함께 공연이나 전시 볼 친구, 맛집탐방할 친구 , 함께 걸을 친구가 따로 따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책이야기는 다양한 모임에서 나눌 수 있고 혼자 공연보고 걷는 건 익숙해졌으니 맛집 다닐 친구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코로나로 불안한 시대이긴 하지만, 저는 2차 접종 완료자 랍니다.

저와 함께 맛집 탐방 해보실까요?




#일상이야기 #끄적끄적 #책읽다가_딴_생각하기 #가상이야기친구_나쁘지않을듯?
#딥페이크여자친구_만들었더니_부모님이_나_결혼하는줄_알더라